
영화 <그녀>의 주인공 ‘테오도르’는 다른 사람의 편지를 대신 써주는 대필 작가이다. 그러나 정작 자신은 아내와 별거 중인 채 외롭고 공허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테오도르는 자신의 말에 귀를 기울이며 이해해 주는 ‘사만다’를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된다.
그런데 놀랍게도 사만다는 사람이 아닌 ‘인공지능 운영체제’이다. 테오도르는 문자 그대로 사람과의 관계에서 느끼는 연애 감정을 컴퓨터 소프트웨어와의 관계 속에서 느끼게 된 것이다.
영화 <그녀> 속 테오도르와 사만다의 사랑은 현실성이 전혀 없는 이야기가 아니다. 현실 세계에서도 다양한 형태의 감정인식 로봇들이 사용자와 교감하고 있다. 아직 비록 사만다만큼의 정교함은 갖추지 못했지만 말이다.
또한 지금보다 더욱 정교하고 지능화된 로봇을 개발하려는 노력도 계속되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인간과 로봇이 깊은 교감을 나누는 미래가 올 것이라는 기대는 전혀 터무니없는 바람이 아니다.

영화 <아이언맨> 시리즈의 주인공 ‘토니 스타크’에게는 특별한 조력자가 있다. 그것은 바로 인공지능 컴퓨터 프로그램 ‘자비스’이다.
자비스는 토니가 아이언맨으로 활약할 때에는 수트의 안정성 집중하고, 토니가 외로움을 느낄 때에는 따뜻한 위로의 말을 건넨다. 이러한 점에서 자비스는 인간과 유사한 수준의 지능을 갖추고, 특정 분야에만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문제를 자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강인공지능’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비스는 토니의 말에 복종하며 토니의 조력자로서만 존재한다.

그런가 하면 영화 <로봇 앤 프랭크>에도 인공지능형 로봇이 등장한다. 영화의 주인공 프랭크는 치매를 앓고 있는 70대 노인이다. 그의 치매 증상이 날로 심해지자 아들은 인공지능이 탑재된 도우미 로봇을 선물한다. 하나부터 열까지 사사건건 잔소리를 늘어놓는 로봇을 못마땅해하던 프랭크는 점차 로봇에게 따뜻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
한편 전직 금고털이범 프랭크는 희미해져 가는 기억 속에서도 한탕의 희열을 그리워한다. 그러던 어느 날 프랭크는 로봇이 자신의 전성기보다 더 빠른 소도로 열쇠를 따는 모습을 목격한다. 한탕의 희열을 그리워하던 프랭크는 급기야 로봇에게 마지막 한탕을 제안하기에 이른다. 도우미 로봇이 절도 파트너가 된 것이다.
<아이언맨>과 <로봇 앤 프랭크>. 이 두 영화는 우리에게 ‘사람과 인공지능 로봇의 올바른 공존 어떻게 가능한가’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한다.
이 두 영화에 등장하는 인공지능 프로그램과 휴머노이드 로봇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자비스가 인류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전투에서 능력을 발휘해 인류의 선 증진에 이바지했다는 점에서 윤리적인 로봇으로 평가받는 반면, 프랭크의 로봇은 물건을 훔쳐 사람들에게 피해를 끼쳤다는 점에서 비윤리적인 로봇으로 평가받는다.
그런데 자비스와 프랭크의 로봇이 이렇게 상반된 평가를 받게 된 것은 그것들이 윤리적 혹은 비윤리적 특성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 아니다. 사용하는 사람이 달랐기 때문이다. 즉, 누가 어떤 의도와 목적을 가지고 인공지능 혹은 인공지능 로봇을 만들고 또 활용하느냐에 따라서 그것은 윤리적인 로봇이 될 수도 있고, 반대로 비윤리적인 로봇이 될 수도 있다.
현실에서도 이와 비슷한 일이 있었다. 2016년 마이크로소프트사에서 채팅봇 테이를 선보였다. 그런데 마이크로소프트사는 16시간 만에 서비스를 중단했다. 일부 사용자들이 테이가 욕설, 성차별적 발언, 정치적 발언 등을 하도록 유도한 것이 원인이었다. 일부 사용자들의 비윤리적인 행위가 비윤리적인 로봇을 탄생시킨 것이다.
영화와 현실의 사례를 통해 우리는 ‘사람과 인공지능 로봇의 올바른 공존’은 인공지능 로봇을 직접 설계하고 배치하는 우리 인간의 손에 달려 있음을 깨달을 수 있다.
인공지능 윤리하다 | 인공지능 윤리하다 1 | 변순용.이연희
인공지능(AI)은 우리 생활에 이미 친숙하게 다가와서 쓰이고 있다. 실생활에서 이미 쓰이는 인공지능에 대해서 우리가 알아야 할 부분은 AI 윤리이다. 인공지능은 ‘위임된 자율성’ 혹은 ‘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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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시리즈]
인공지능 윤리하다 2 | 인공지능 윤리하다 2 | 변순용
『인공지능 윤리하다』, 『로봇 윤리』, 『로봇 윤리란 무엇인가』, 『윤리적 AI 프로젝트』 등을 출간하며 인공지능과 로봇 윤리에 대한 활발한 연구를 지속해 오던 변순용 서울교육대학교 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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