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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나누는 이야기

개인의 억압, 무너져가는 자유

by 어문학사 2026. 4. 13.

개개인이 정확한 정보를 얻어 자유로이 사고하는 것으로부터 민주주의는 시작된다. 그러나 근년 일본에서는 이를 방해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개인의 자유가 부정되는 풍조는 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다.

 

 

 

 

 

출처: 중앙일보 ​

 

 

‘아이치 트리엔날레 2019’는 일본의 공공전시장에서 거부당한 예술작품을 모은 기획전 ‘표현의 부자유전⋅그후’를 개최했다. 이 기획전에는 ‘평화의 소녀상’도 전시되어 일본 국내외에서 많은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평화의 소녀상’의 전시 소식이 알려지자 우익 세력의 항의와 위협이 이어졌다. 가와무라 다카시 나고야시장은 “일본 국민의 감정을 짓밟는 짓”이라며 철거를 요구했고, ‘일본의 존엄과 국익을 지키는 회’는 ‘소녀상에 대해서 공금을 투척할 게 아니라 국가나 관련 지자체에 적절한 대응을 요구한다’는 성명을 냈다.

 

또한 스가 요시히데 당시 관방장관은 관방 기자회견에서 “보조금 교부의 결정에 있어서는 사실관계를 확인 조사하여 적절히 대응하고자 한다”고 발언하여 주최 측을 압박했다.

 

여기에 테러 예고까지 빗발치자 주최 측은 결국 전시 사흘만에 안전을 확보할 수 없다는 이유로 ‘표현의 부자유전⋅그후’의 중지를 발표했다.

 

 

 

 

출처: 경향신문

 

‘아이치 트리엔날레 2019’에 항의 전화와 테러 예고가 이어진 데서 알 수 있듯이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것은 공권력만이 아니다. 같은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는 무명의 시민도 이 억압에 가담한다.

 

표현의 자유에 대한 무명의 시민의 압박은 소셜 미디어의 공급에 의해 더욱 쉽게 일어나게 되었다. 예컨대 조선학교에 대한 공비조성을 요청한 변호사에게 이유없는 징계청구가 대량으로 제출된 일이 있었다. 인터넷 우익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블로거가 변호사에 대한 징계청구를 호소한 것이 사건의 발단이었다. 블로거가 징계청구 양식을 게재하여 우익들을 선동하여 변호사에게 징계청구를 보내게 한 것이다.

 

이처럼 소셜 미디어의 활성화는 인터넷 우익들의 망상을 현실의 행동으로 몰아대는 부작용을 초래한다. 극단적인 내셔널리즘을 가진 인터넷 우익들이 자신과 같은 생각을 지닌 사람들이 실제 행동에 나서고 있다고 생각하게 되어 자신도 인터넷 세상 밖으로 나서는 것이다.

 

타자를 위협하는 행동이나 발언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처하는 것이 필요하다. 가령 이유 없는 징계청구나 명예훼손이 있다면 민사상의 배상책임을 물어 잘못을 깨닫게 해야 하는 것이다.

또한 수상을 비롯한 공직자가 타자의 존엄이나 자유를 침해하는 행동이나 발언에 대해 엄격히 비난하는 것이 요구된다. 권력자가 협박이나 괴롭힘에 대해 명확한 비난을 하지 않는다면, 망상에 의해 행동하는 배외주의자나 역사수정주의자는 권력자가 자신들을 암묵적으로는 인정하고 있다고 생각해 더욱 활기를 띄게 된다.

그러나 스가 당시 관방장관은 기자회견에서 ‘표현의 부자유전⋅그후’의 중지에 대해서, “일반론으로서 협박은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어째서 일부러 ‘일반론’이라는 수식어를 붙였는가. 정치권의 자유에 대한 애매한 자세가 사회적인 억압을 조장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심히 우려스럽다.

 

 

 


 

 

민주주의는 끝나는가? | 야마구치 지로

민주주의의 위기에 대한 문제의식으로 일본정치의 변화를 분석한 책이다. 증오와 공포를 이용한 강권정치에 대해 우려하는 야마구치 지로는 민주주의를 끝내지 않기 위해 사고와 행동의 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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