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0년 일본 도야마현 진즈강 하류에 사는 주민들이 관절 통증을 호소하기 시작했다. 카드뮴 중독에 의한 공해병이었다. 처음에는 지역의 풍토병쯤으로 여겨졌던 이 병은 전후 급속한 산업화와 함께 일본 전역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1. 일본 전역을 공포에 떨게 한 이타이이타이병

일본 도야마현의 진즈강 유역에 사는 주민들은 1910년부터 허리와 관절에 심한 통증을 느꼈다. 마을에 오래 거주한 사람일수록 증상은 더욱 심했다. 기침만 해도 골절이 되거나 뼈의 위축으로 키가 줄어들기도 했다. 그러나 당시에는 지역의 풍토병쯤으로 여겨 원인 규명조차 하지 않았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직후 이 병의 원인을 밝히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그마저도 비타민 D 결핍증이라는 잘못된 진단이 내려졌다.
이타이이타이병의 정확한 원인이 밝혀진 것은 지역 주민이기도 한 의사 하기노 노보루라와 고바야시 준 오카야마대학 교수에 의해서다. 이들은 진즈 강 상류에 위치한 미쓰이 금속광업에서 배출한 카드뮴이 이타이이타이병의 원인이라는 것을 밝혀냈다.
카드뮴은 독성이 매우 강하여 소량이라도 인체에 유입되면 구토와 설사, 복통, 위염, 두통, 근육통을 수반한다. 특히 고농도의 급성중독에 걸리면 호흡곤란, 흉부압박감, 식욕부진, 심폐기능부전을 일으키며, 심할 경우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 그러나 미쓰이 금속광업은 비타민 D 부족이 원인이라며 책임을 부인했다.
일본 후생성은 7년이 지난 후에야 카드뮴을 이타이이타이병의 원인으로 인정했다. 일본 후생성이 병의 원인을 카드뮴으로 인정하자 환자들은 미쓰이 금속광업을 법정에 제소했다. 그리고 1971년 6월 30일 도야마 법정에서 내려진 판결은 원고에게 완전한 승리를 안겨주었다. 그러나 이미 56명이 이 병으로 사망한 뒤였다.
이타이이타이병 사건은 19세기 말의 아시오 광산 사건에 이어 일본이 경험한 또 한 번의 광산폐수로 인한 환경 재난이다. 일본은 지난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전반까지 약 100년 동안 전쟁 준비를 위해 납, 아연, 구리를 채광 하였는데, 전쟁이 끝나 광산의 채산성이 없어지자 폐광을 그대로 방치했다.
또한 전후 전기·전자 산업의 발전으로 카드뮴 사용량이 급증하면서 과거에는 광산 주변 시골에만 국한되었던 오염이 도시 지역으로까지 퍼졌다. 이타이이타이병 사건으로 시작된 카드뮴 오염의 파장은 전후 급속한 산업화와 함께 일본 전역을 휩쓸었다.
2. 우리나라는 안전할까?

폐광이 야기하는 환경 문제는 광산 폐기물 적치장과 사용이 중단된 갱도에서 유출되는 침출수로 인해 하천과 주변 토양이 오염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폐석탄광이냐 폐금속광이냐에 따라 특성이 달라진다.
우리나라 또한 폐광으로 인한 환경오염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특히 2004년 경남 고성에서 이타이이타이병과 매우 유사한 증상이 나타나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기도 했다. 당시 고성의 한 마을주민들이 요통, 관절통, 골다공증 등의 고통을 호소했는데, 실제로 체내에서 고농도의 카드뮴이 검출되었다.
이 지역 상류에는 1953년부터 운영되다 30여 년 전에 폐광되었던 구리광산이 있었는데, 그곳 갱내 침출수가 하천으로 흘러들어 농업용수로 사용되었다. 주민들에게 나타난 증상은 이 물로 경작한 농작물을 장기간 섭취했기 때문으로 추정되었지만, 정확한 원인규명은 이루어지지 못했다. 고성 이외에도 경북 군위, 울진, 성주 등 광산 지역 인근 주민들에게서 고농도의 카드뮴이 검출되었다는 보고가 있었다.
우리나라에는 4,682개의 광산이 휴광 또는 폐광 상태에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려스러운 것은 과거 우리나라에서는 폐광 이전에 오염 방지대책 수립에 대한 제도적 장치와 여기에 필요한 기술적 지침에 대한 법제화가 이루어지지 못했기 때문에, 이중 대부분의 광산이 환경적으로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는 것이다.
1995년부터 뒤늦게 훼손된 산림과 유출 갱내수, 방치된 폐석 등을 체계적으로 정비하는 사업을 진행해오고 있지만, 지금도 폐광은 주변 토양과 지하수, 하류 하천의 주요 오염원이 되고 있다.
환경재난과 인류의 생존전략 : 알라딘
산업화 이후 지금까지 전 세계적으로 일어난 다양한 형태의 환경 재난을 발생 배경과 원인, 전개 과정, 결과와 피해, 후속 대책 등을 중심으로 소개하고 있다.
www.aladin.co.kr
'책으로 나누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같이의 가치로 생활을 변주하다 - 코하우징의 생활 (2) | 2025.08.13 |
|---|---|
| 우리 시대의 새로운 주거 형태 ‘코하우징’ (3) | 2025.08.04 |
| 청정에너지는 기후위기의 해결책이 될 수 있을까 (1) | 2025.07.14 |
| 일본군 ‘위안부’ 문제, 진정한 사죄가 먼저다 (0) | 2025.07.01 |
| 후쿠시마 원전사고 그 후 (3) | 2025.06.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