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청의 기녀로부터 시작된, 낡은 형상을 개혁하려는 중국여성의 변혁은 여학생들이 출현하고 개입해서야 진정으로 신세기에 들어서는 청춘 영상을 지니게 되었다. 그녀들의 생기발랄함과 산뜻함은 변화하는 사회에 낭만적인 생기와 신선함을 가져다주었다.
1. 발의 해방
1910년대부터 중국에서는 문명신장(文明新裝)이라 일컬어진 새로운 스타일이 유행하기 시작하였다. 누구보다 이 스타일을 멋들어지게 소화한 것은 5‧4 전후의 여학생들이었다. 짧은 상의에 폭넓은 치마, 검정 신발에 흰색 양말, 거꾸로 핀 나팔꽃처럼 펄럭이는 소매 등은 청춘의 생기발랄함과 자연스런 산뜻함을 돋보이게 하여, 변화하는 사회에 활기와 신선한 낭만을 가져다주었다.
새로운 스타일의 등장은 ‘발의 해방’과 관련되어 있다. 1910년대 중국 여성 형상의 변화 가운데 대서특필할 만한 것은 쑨중산(孫中山)이 이끄는 국민정부가 전국에 전족 금지를 촉구하는 명령을 내림에 따라, 수백 년간 이어져온 여성에 대한 잔혹함과 속박이 마침내 법령상으로 폐지되었다는 사실이다. 1000년의 족쇄는 이렇게 그 합법성을 상실하게 되었다.
물론 발의 해방이 곧 여성의 완전한 해방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발의 해방은 여성의 해방에 필수적인 한 걸음이었다. 살아가는 세계가 내딛는 걸음마다 제약을 받을 때, 해방은 발로부터 시작되지 않을 수 없는데, 발의 해방은 확실은 전체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훼손당하지 않아 자유롭게 걸을 수 있는 천연의 발은 신시대의 여성 형상에게 안정된 출발점을 제공했을 뿐 아니라, 예전처럼 머리는 무겁고 다리는 허약한, 신체가 불균형한 여성이 발을 딛고서 스스로 똑바로 서게 함으로써 그녀들의 운명을 바꾸는 기초가 되었다. 집을 나와 공부를 하고, 친구를 사귀며, 스포츠 활동에 참여한다. 모든 탐구와 인생의 길은 발아래에서 시작되지 않은 것이 없었다.
2. 세상 사람들 앞에 우뚝 선 새로운 여성 형상
수영, 승마, 활쏘기, 댄스, 구기…. 이렇게 생동감 넘치는 활동은 건강한 여성만이 감당할 수 있음은 말할 나위도 없다. 여성이 규방을 벗어나 사회를 향해 나아감에 따라 생활의 범위는 차츰 열렸으며, 발의 해방은 그 기본적인 조건이 되었다.
이러한 변화는 일순간에 일어난 듯했으나, 사실은 어느 정도 역사적인 정세 변화와 마주했던 것이다. 1844년 기독교 런던회가 닝뽀(宁波)에서 중국 최초의 여학교를 설립했다. 당시 사람들의 여학교에 대한 반응은 이러했다. “당신은 말에게 글을 가르칠 수 있습니까? 그럴 수 없다면, 어떻게 여자가 책을 읽고 글자를 읽는 것을 기대할 수 있겠습니까?”
1870~1880년대에 이르러 여성의 입학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비로소 점차 약화되고, 여학생의 숫자도 크게 증가했다. 교회의 여학교도 무료에서 유료로 바뀌었다. 받은 학비가 처음 단계에서는 아직 상징적인 의미만 지녔으나, 여성이 교육을 받는다는 것이 정당하고 가치 있는 일로 여겨졌음을 보여주었다. 이렇듯 교회 여학교가 수십 년간의 실천 속에서 점차 형성하고 추진해온 교육시스템과 교육과정은 중국 여성의 전통 형상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기초가 되었다.
10년이면 나무를 심고, 100년이면 사람을 기르는 법. 반세기의 생육을 거쳐 교회여자대학이 잇달아 창립되었다. 또한 일본이나 서양으로 유학을 가는 풍조와 함께 여자 유학생이 출현했다. 이어 5‧4신문화운동의 세례를 받아 개성 해방, 자유연애, 여성에 대한 대학의 개방이 실현되었다. 여학생은 남학생과 어깨를 나란히 한 채 봉건전제에 맞서 싸웠으며, 민주와 과학을 소리 높여 외쳤다.
단단한 과일의 씨는 시대의 시련 가운데 흙을 뚫고서 싹을 틔우고, 가지를 내뻗었으며, 잎새를 드리웠다. 몇 번의 곡절과 시련 끝에 바람을 맞고서도 튼실한 나무로 성장했다. 생기발랄하며, 지식을 갖추고, 생각이 툭 트인 전혀 새로운 여성 형상이 시대의 부르짖음 속에서 세상 사람들 앞에 우뚝 서게 되었다.
중국 여성 100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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