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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나누는 이야기

그의 문학은 조선에 대한 고뇌로 가득 차 있다

by 어문학사 2022. 10. 21.
고바야시 마사루가 글로 풀어낸 것은 조선과 일본, 그 사이에서 고군분투하며 식민자 2세로서 또 일제의 한 구성원으로서 느낀 자신의 죄책감과 그 고뇌의 결정체였습니다. 그럼에도 결국 제국의 구성원으로 남을 수밖에 없었던 그의 문학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1.

 

 

 

나는 곧 나갈 것이고쓸 것이다계속 써나갈 것이다.
(....) 달콤함그것은 이 생활 그 자체로 조롱받고 망해버렸다.
나는 인간정신 속에서 싸워 타도시키지 않으면 안 되는
상스러운 것비루한 것자각하지 못하는 위선인종멸시,
그러한 것들을 때려 부수기 위해 싸울 것이다.

 

 


 

 

 

2.

 

 

 

나는 15년 동안 조선에 일본인으로서 있었다.
식민자로서 거기에 있었다.
나는 아이였다고 해보아도 변명이 되지 않는다.
(....) 역사란 이를테면 이와 같은 것으로내가 아이였으며
무해했을지언정, 나 한 사람만 일본 제국주의와 식민지의
역사로부터 제외될 수는 없는 것이다. 역사란
이렇게 냉혹한 것이요, 그 정도로 무거운 것이다.

 

 


 

 

 

3.

 

 

 

그곳은 결코 나의 고향이 아니다.
고향이라고 부르는 것은 허락되지 않는다.
그것은 잘 알고 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 큰 자연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낙동강하얀 모래푸른 하늘하늘을 찌르는 큰 포플러나무.

 

 


 

 

 

4.

 

 

 

나는 지금의 조선으로 나가 이 눈으로 관찰하고,
이 발로 걷고이 입으로 음식을 먹고즉 전신으로
현재의 조선을 앎으로써 나의 오래된 이미지를
깨부수어주고 싶은 것이다그러나 그럴 수가 없다.
조선은 일본에 가장 가깝지만사실은 세계
어느 곳보다도 멀다그러나 언젠가 나는 찾아가겠지.

 

 


 

 

 

 

 

금지된 향수

식민자 2세로 일제의 구성원으로서 죄책감과 끝없는 고뇌를 하며 글을 써내려간 포스트콜로니얼 작가, 고바야시 마사루. 차마 ‘그립다’ 할 수 없는 고향과 그 고향에서 기억들을 문학작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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