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으로 나누는 이야기

피해자들이 침묵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

by 어문학사 2024. 9. 10.
1990년대가 되어서야 비로소 강제 성노동자들을 희생자로 인식하고 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청취 조사에 있어서 젠더적 관점이 취해졌고, 강제 성노동자들에게 줄곧 따라붙었던 2류의 피해자라는 인식을 불식시키기 위한 접근 방식도 요구되었다. 그렇다면 그녀들이 그때까지 침묵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1. 강제 성노동자 연구의 개시

 

출처: 한겨레 21

 

 

1990년대가 되어서야 비로소 강제 성노동자들을 희생자로 인식하고 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청취 조사에 있어서 젠더적 관점이 취해졌고, 강제 성노동자들에게 줄곧 따라붙었던 2류의 피해자라는 인식을 불식시키기 위한 접근 방식도 요구되었다.
 
그녀들이 그때까지 침묵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좀머는 강제 성노동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그녀들이 침묵한 이유를 고찰하였다. 좀머에 따르면 반사회적 분자라는 레테르가 붙어있던 독일인 강제 성노자들 뿐만 아니라 정치적인 이유로 수용되었던 비독일인 강제 성노동자들도 침묵을 지켰다고 한다. 나치체제의 희생자였음에도 불구하고 매춘시설에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나치의 협력자라는 오명을 뒤집어 쓴 채 무리에서 멀어지게 되었기 때문이다.
 
한편 나치 박해자의 기억 속에서 신뢰, 애정, 협력 등의 감정으로 이어져 긍정적 위치를 점하고 있는 가족이라 할지라도, 성폭력 피해자의 경우 그 기억이 억압적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남편에게 수용소에서의 체험을 고백한 여성은 이 돼지 같은 창녀, 내가 수용소 간수였다면 너 같은 건 죽였을 텐데라고 평생토록 비난을 받았다.
 
또한 수용소 매춘 시설에서의 성노동을 증언한 폴란드 여성의 경우 남편이 문서관에 있는 그녀에 관한 보고의 반납을 요구해서 문서관 직원이 그것을 파기했다. 이후 좀머가 인터뷰를 요청하였지만 그녀는 매춘 시설에 있었다는 사실을 부정하며 거절했다.

 

 

 

 

2. 강제수용소에서의 친위대에 의한 섹슈얼화된 폭력

 

출처: 연합뉴스

 

 

친위대가 저지른 폭력학대행위비인간적인 대우 등은 널리 알려진 반면 친위대가 저지른 성폭력은 거의 알려진 바가 없었다. 1990년대에 젠더적 관점이 도입되어서야 섹슈얼화된 폭력이라 불리는 다양한 폭력의 양태나 여성이 이를 수용하는 방식이 조금씩 밝혀지기 시작했다.
 
섹슈얼화된 폭력은 개인에게 행사되는 직접적인 폭력과 행위주체가 존재하지 않는 간접적인 폭력 모두를 문제 삼는다다시 말해 섹슈얼화된 폭력이라는 개념에는 수치심의 붕괴언어에 의한 모욕친밀성의 부정 등 수용소라고 하는 전제적 시설에서 체험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이고 체계적인 폭력도 포함되는 것이다.
 
한편 생존을 위한 빵을 얻기 위해 성관계를 하는 수용자도 존재했다그러나 어떤 이유에서든 친위대와의 성관계는 수용자들 사이에서 조차 비난 받기 일쑤였고친위대의 협력자로 간주될 가능성도 있었기 때문에 입 밖에 내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되었다.

실제로 친위대와 성관계를 가졌다는 이유로 재판을 받았던 여성에 대한 이야기한 어떤 생존자에 대해서아메스베르거 등은 그녀 자신도 친위대에게 성적인 봉사를 강요당한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하고 있지만본인은 여기에 대해서 말하고 있지 않다.

 

 


 

 

 

 

전쟁과 성폭력의 비교사

전쟁과 성폭력의 비교사라는 관점에서 점령군 위안부와 일본군 위안부의 위치를 살핀다. 또한 전쟁 상황에서의 비대칭적인 권력관계 속에서 연애, 매춘, 강간을 연속적인 것으로 간주하고 이를

www.alad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