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으로 나누는 이야기

성공적인 환경 정책으로 최악의 재난을 극복한 시카고

by 어문학사 2025. 6. 5.
시카고는 파란만장한 환경 역사를 지닌 도시다. 참혹한 환경 재난이 일어났던 이곳이 세계 최대 호반의 도시로 거듭난 것이다. 시카고는 어떻게 환경 재난 도시에서 세계 최대 호반도시로 거듭난 것일까?

 

 

 

 

 

 

1. 식수 오염이 불러온 대참사

 

출처: 이코노미스트

 

 

시카고는 파란만장한 환경 역사를 지닌 도시다. 참혹한 환경 재난이 일어났던 도시에서 세계 최대 호반의 도시로 거듭난 것이다.

 

시카고는 1803년 포트 디어본 군사기지가 들어서면서 도시의 모습을 갖추기 시작했다. 이후 운하가 개통되고 철도가 건설되면서 도시 규모는 점점 커졌다. 그러나 1871년 10월 8일부터 10월 10일까지 발생한 대형 화재로 시카고의 9㎢에 달하는 지역이 불타버리고 말았다.

 

대형 화재 이후 재정비 사업에 박차를 가하면서 시카고는 오히려 더욱 빠르게 성장했다. 하지만 빠른 성장은 필연적으로 부작용을 동반했다.

 

1885년과 1886년 장티푸스가 창궐하여 9만여 명이 사망했다. 100만 인구의 생활하수와 쓰레기가 버려진 미시간 호의 물을 식수로 사용하다 빚어진 대참사였다. 전염병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았다. 생활하수와 쓰레기로 오염된 미시간 호의 물을 식수로 사용하는 한 시카고 시민들은 계속해서 전염병으로 고통받을 수밖에 없었다.

 

 

 

 

 

2. 어떻게 극복했나

 

출처: 디지틀조선일보 ​

 

 

 

오염된 식수로 인해 반복해서 대참사를 겪은 시카고는 당시로서는 엄청난 토목 공사를 벌였다. 시카고 강과 칼루메 강의 유역을 변경하여 미시시피 강의 지류인 데스 플레인즈 강으로 흐르게 하는 대역사였다.

 

공사가 마무리되고 시카고의 하수가 미시시피 강을 따라 대륙의 남쪽으로 흘러가자 미시간 호의 수질은 나아졌고, 반복되던 전염병도 사라졌다.

 

토목 공사는 경제적 효과도 가져왔다. 대륙횡단철도에 이어 시카고 운하까지 완공되면서 시카고는 내륙교통의 요충지로 떠올랐다. 미국 중서부의 대평원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이 모두 이곳을 통해 팔려나갔고, 세계 최대 곡물시장(시카고 선물거래소)가 만들어졌다.

 

한편 시카고의 성공 사례 이후 유역 변경은 다른 여러 도시에서도 행해졌다. 대표적인 도시가 시애틀이다. 시애틀의 생활하수가 인접한 워싱턴 호로 흘러들어가 심각한 수질악화를 야기하자 시애틀 시는 워싱턴 호로 흘러가던 생활하수의 흐름을 태평양 연안 푸젯 만으로 변경시켰다.

 

시카고는 운하 건설과 유역 변경으로 참혹한 환경 재난이 일어났던 도시에서 세계 최대 호반도시로 탈바꿈한 사례로 환경사에 남게 되었다. 이는 시민의 생명과 호수의 수질을 지키기 위한 과학적인 환경사랑의 결과일 것이다.

 

환경이 소중한 이유는 세대를 초월하여 인간에게 돌아올지 모르는 부메랑 효과 때문이다. 과학적인 환경사랑은 풍요롭고 윤택한 삶, 지속 가능한 발전이 함께 이루어질 수 있게 해준다. 시카고는 바람의 도시라는 애칭으로 불릴 만큼 바람이 잦고 강한 곳이다. 시카고의 바람이 이곳에서 시작된 과학적인 환경사랑을 지구촌 곳곳에 퍼뜨려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