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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나누는 이야기

당신이 마시는 물 안전한가요 - 낙동강 페놀 오염사건

by 어문학사 2024. 6. 5.
1991년 3월 수돗물을 마신 대구 시민들이 이상한 맛과 냄새를 호소했다. 원인을 추적한 결과 상류 지역의 공단에서 페놀 유출 사고가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낙동강 페놀 오염사건이다. 낙동강 페놀 오염사건은 우리나라에서 일어난 환경 재난 사례 중 사회적 파장이 가장 컸던 사건으로 환경운동을 촉발시키는 강력한 계기가 되었다.

 

 

 

 

 

 

 

1. 영남 전역을 공포로 몰아넣은 낙동강 페놀 오염사건

 

출처: 경향신문

 

 

낙동강은 영남지방 전역을 유역권으로 하여 그 중앙 저지대를 남류하여 남해로 흘러드는 영남의 젖줄이다. 우리나라 인구의 4분의 1 이상이 낙동강 물에 의존하고 있다.
 
1991 3 14일 낙동강 구미 지점에서 유독성 화학물질인 페놀이 유출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정수장에서의 염소 소독 과정에서 페놀이 클로로페놀로 바뀌면서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사고가 발생한 곳은 구미공단에 위치한 두산전자였다. 사고 당시 두산전자는 페놀 원액을 저장탱크에서 생산 공정으로 공급하는 과정에서 평소에 사용하던 지상 파이프가 고장나자 예비용 지하 파이프를 대신 사용했는데, 바로 이 파이프 연결부에 이상이 생기는 바람에 페놀 원액 약 30톤이 유출되었고, 유출된 페놀 원액이 배수구를 통해 낙동강으로 흘러 들어가고 만 것이다.
 
정부는 두산전자에 조업 정지와 시설 개선을 명령하면서 페놀 원액 공급라인의 지하배관은 폐쇄하고 지상배관은 수리보강하도록 했다.
 
한편 정부는 4 9일 돌연 조업 재개를 결정했고, 이는 제2차 페놀 유출 사고로 이어졌다. 시험 운전을 거쳐 정상 가동을 하던 중 이음새 고장으로 페놀 원액 약 1.3톤이 추가로 유출된 것이다. 2차 페놀 유출 사고로 두산전자는 64일간의 조업정지 처분을 받았고, 수돗물 공급이 일시 정지되었다.
 
페놀은 각종 암을 유발하고, 신경계에 이상을 일으키는 유독성 화학물질이다. 실제로 사건 당시 대구에서만 총 1,617건의 피해 사례가 접수되었다. 그러나 사고를 일으킨 두산전자는 자신들의 책임을 회피하기에 급급했다. 만약 신속한 조치가 취해졌더라면 피해를 크게 줄일 수 있었을 것이다.

 

 

 

 

 

2. 교훈

 

출처: 중앙일보

 

 

낙동강 페놀 오염 사건은 우리 사회에 물은 곧 국민의 생존권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면서, 정부가 적극적으로 수질정책을 추진하는 계기를 마련해주었다.
 
낙동강 페놀 오염 사건 이후 정부는 강력한 물 관리 대책을 시행하였다. 하수처리장 건설, 하수관로 정비, 오염하천 정화 등과 같은 주요 환경기초사업들이 추진되었으며, 오염총량관리제, 수변지구 지정, 상수원 보호구역 토지매입, 자동측정망 설치, 유역통합관리시스템 등과 같은 선진 물관리 제도와 기술이 도입되었다.
 
한편 낙동강 페놀 누출과 유사한 사건들은 선진국에서도 수없이 반복되었다. 유해화학물질이 강으로 흘러들어가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하고 상수원을 오염시켜 수돗물 공급이 중단되는 사건은 환경 재난의 단골 메뉴였다. 이에 선진국들은 사고 예방에서부터 사후 모니터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술과 정책을 개발하여 피해를 줄여오고 있다.
 
우리나라도 선진국의 이러한 행보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강력한 물 관리 대책 시행에도 불구하고 낙동강에서는 여전히 각종 유해물질 유출 사고가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환경재난과 인류의 생존전략

산업화 이후 지금까지 전 세계적으로 일어난 다양한 형태의 환경 재난을 발생 배경과 원인, 전개 과정, 결과와 피해, 후속 대책 등을 중심으로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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