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기는 유럽인의 신대륙으로의 이주나 흑인 노예의 카리브 해역으로의 이입이 급격히 증가하여 ‘제2의 세계의 재편’이 격렬하게 진행된 시대였다. 신대륙은 제2의 유럽으로 크게 모습을 바꾸어갔고, 제1의 세계에서는 볼 수 없었던 개성적인 사회가 출현하였다.
1. 자본주의는 설탕으로부터
18세기는 유럽인의 신대륙으로의 이주나 흑인 노예의 카리브 해역으로의 이입이 급격히 증가하여 ‘제2의 세계의 재편’이 격렬하게 진행된 시대였다.
17세기 후반 들어 신대륙의 은이 고갈됨에 따라 유럽으로의 유입량이 감소하였고, 이것이 제2의 세계의 구조를 크게 바꾸는 계기가 되었다. 신대륙의 광산 자원이 줄어듦에 따라, 새로운 수익원으로서 유럽 시장에 판매되는 상품 작물을 대량으로 생산하는 ‘플랜테이션(plantation)’이 확산되었다. 플랜테이션은 공장생산 방식을 도입하여 열대나 아열대의 대규모 농지에 자본을 투입하고, 흑인 노예 등의 노동력을 활용하여 값싸게 생산된 작물을, 유럽 시장에서 싸게 판매하는 시스템을 뜻한다.
대항해 시대에 천연두가 유행하면서 선주민의 대다수가 사망한 카리브 해역과 신대륙은 플랜테이션을 보급하기 쉬운 상황이 조성되어 있었다.
신대륙의 플랜테이션에서는 많은 상품 작물이 대량으로 재배되었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상품은 ‘사탕수수’였다. 18세기에 들어 영국인이 자메이카에서, 프랑스인이 아이티에서 설탕을 대량으로 생산하기 시작했다. 원래 설탕은 지위를 나타내는 기호품이었지만, 대량 생산에 의해 가격이 내려가자 너도나도 설탕을 소비했다. 값싸진 설탕은 급속도로 소비량이 증가했다.
이처럼 설탕 생산이 폭발적으로 증가하자 모든 것이 화폐로 굴러가는 설탕 산업이, 제2의 세계의 카리브 해에서 싹퉜다. 노예의 식량은 북아메리카의 영국 식민지로부터 사들였고, 제당을 위한 각종 설비나 일용품은 모두 화폐로 구입되었으며, 생산된 대량의 설탕은 유럽 시장에서 상품으로서 매각되었다. 이윤을 추구하는 플랜터가 자본을 투하하여, 노동력‧생산에 필요한 화물‧식량을 구입하고, 생산된 설탕을 시장에서 매각하는 자본주의 시스템이 설립된 것이다.
2. 제2의 세계가 일으킨 산업혁명
산업혁명은 18세기 중엽 영국에서 시작된 기술혁신과 이에 수반하여 일어난 사회‧경제의 대변동을 가리킨다.
17세기 말 이후 대서양 상권에서의 영국의 주력 상품은 모직물에서 동인도회사가 인도로부터 수입하는 면포로 바뀌었다. 그러나 무굴 제국으로부터 대량의 면포를 구입할 정도의 은을 영국은 갖고 있지 않았으므로, 자국에서 면포를 생산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영국의 모직물 업자들은 새로운 면업이 성장함으로써 국내 시장을 잃을까 두려워하고 있었다. 모직물 업자의 의중을 읽은 영국 의회는, 1720년에 전통 산업인 모직물 공업을 보호하기 위해 인도산 면포의 국내 사용을 금지하였고, 1722년 이후에는 대부분의 면포를 국내에서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였다.
인도산 면포의 수입 금지는 영국 국내에서 수출용 면공업을 발전시키는 결과를 낳았고, 서인도 제도에서 재배된 면화를 원료로 하는 면포의 생산이 노예 무역항 리버풀의 배후지, 랭커셔 지방에서 활발해졌다. 대폭적으로 증가하는 제2의 세계의 면포 수요로 인하여 생산의 효율화와 대규모화가 필요하였고, 이윽고 1760년대 이후 방사 공정에서 기계와 개량된 증기 기관이 결합되어, 산업혁명이 시작된 것이다.
산업혁명이 진전되자, 대서양을 둘러싼 유럽과 남북아메리카에 거대 도시군과 산업 사회가 모습을 드러내었고, 세계사를 이끌어가는 구도가 만들어졌다.
이후 자본주의 경제의 성장과 더불어 철도망과 증기선의 항로로 연결된 고속 네트워크가 지구상에 펼쳐지게 된다. 이렇듯 근대 사회는 제2의 세계의 변화가 원동력이 되어 모습을 드러내게 된 것이다.
해도의 세계사
바다에서 시작된 세계사를 다룬 책이다. 전근대의 문명교류사를 새로운 시점에서 읽어내는 미야자키 마사카츠의 <해도의 세계사>. 저자는 인간들이 왜 바다로 나갔고 어떻게 바다를 통해서 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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