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한의 중심세력 ‘재특회(在特會)’
일본에는 재일 특권을 용납하지 않는 모임 재특회가 있다. 그들은 근거 없는 주장으로 일본 내 혐한을 조장하고 있다.
1. 넷우익의 상징적 존재 ‘재특회’
2011년 8월 6일 히로시마에서는 원폭 피폭지 근처에 있는 평화 기념 공원에서 원폭 66주년 기념행사가 거행되고 있었다. 행사가 끝난 직후 갑자기 일장기를 손에 든 100여 명의 무리가 모습을 나타냈다. 재일 특권을 용인하지 않는 시민 모임 ‘재특회’의 멤버들이었다. 준비를 마친 집단은 엄숙했던 기념행사의 여운이 아직 남아 있는 공원에서 기세를 올린다. “원자력 발전을 반대하는 놈들은 좌익이다! 조선인이다!”, “좌익과 조선인을 추방하자!” 함성이 울려 퍼졌다.
재특회는 재일 조선인을 비롯한 외국인들이 일본에서 부당한 권리와 혜택을 누리고 있다고 주장하는 인터넷 사이트에서 출자한 시민 단체로, 조선학교 수업료의 무상화와 외국 국적 주민에 대한 생활보호 지원에 반대하는 데모나 가두시위를 각지에서 선도하고 있다.
이들은 과격한 행동도 마다하지 않는다. 교토 조선 제일 초급학교가 체육 수업을 근린공원에서 하는 것에 대해, 불법점거라고 비난하며 학교에 집단으로 몰려간 사건이 일어났을 때는 체포자까지 발생해 세간의 주목을 끌었다. 또한 학교에 진입한 사람들이 “조선인은 김치 냄새가 난다”, “똥이나 먹어라”라고 하면서 학교 관계자에게 욕설을 퍼붓는 장면이 동영상 사이트에 퍼져, 재일 코리안 사회에 공포감을 안겨주었다.
그렇다면 그들은 어쩌다 재특회의 회원으로 활동하게 된 것일까? 그들 대부분은 사회에 관여하고 싶어 하는 열정이 넘쳤다. 그리고 그 회로로서 준비된 것이 애국심이었다.
어떤 사람은 재특회 활동만이 ‘진정한 계급 투쟁’이라고 주장하고, 또 어떤 사람은 ‘부패한 권력과의 투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 구호만 보면 매우 강경해 보이지만, 결국 그 밑바닥에 흐르는 것은 사회와의 유대를 갈구하는 욕구가 아닐까? 그것은 때로는 카타르시스나 정의감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그러나 자기 본위의 정의는 시야를 좁게 하고 눈을 흐리게 해서, 결국에는 실상을 볼 수 없도록 만든다. 재일 조선인을 비롯한 외국인 생활보호에 대한 재특회의 주장이 그 전형이다.
2. 꿈과 망상의 세계에 머물러 있는 사람들
“일본인은 생활보호를 받을 수 없어 굶어 죽어 가는데도, 재일은 우선적으로 생활보호를 받고 있다.”, “재일이라고만 하면 무조건 생활보호 지원을 받는다.” 재특회를 비롯한 넷우익들이 항상 주장하는 말이다. 그렇다면 과연 정말로, 재일 코리안이나 외국인은 생활 보호 혜택을 우선적으로 받고 있는 것일까?
실상은 그들의 주장과는 정반대이다. 원래 생활보호법은 지원 대상을 국민으로 명시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외국 국적의 주민에게 생활보호는 법률상의 권리로서 명확하게 보장되어 있다기보다는 정부나 지자체에서 내리는 일종의 행정상의 판단에 따라 지원되고 있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또한 지원을 인정받지 못할 경우, 일본인은 불복신청을 통해서 지원이 허용되는 경우도 있지만, 외국인은 그렇지가 못하다. 후생노동성은 외국인이 불복신청을 하면 각하하도록 각 지자체에 하달하고 있다. 재일 코리안을 비롯한 외국인은 생활보호에서 우선적 혜택을 받기는커녕 오히려 큰 제한을 받고 있는 셈이다.
한편 후생노동성의 조사에 따르면, 생활보호 수급 세대 중에서 세대주가 한국과 북한 국적인 세대는 약 2만 5천 세대다. 인구조사 결과를 토대로 피보호 세대 비율을 대략 산출해 보면, 한국과 북한 국적의 세대는 일본인 세대보다 4배 이상이나 높다. 재특회를 비롯한 넷우익은 이 수치를 하나의 근거로 우선 수급이라면서 비판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 수치는 오히려 재일이 처해 온 상황을 대변한다. 빈곤 문제에 정통한 재일 코리안 변호사는 이렇게 말한다. “원래 경제적, 사회적 기반이 취약한 데다가 특권은 고사하고 편견과 차별로 혹독한 삶을 감수해야 했던 재일이 적지 않습니다. 게다가 그들 중 생활보호 수급자의 대부분은 고령자입니다. 이 세대에게는 국민연금 제도가 도입되었을 때, 국적 조항 때문에 가입권이 주어지지 않았다는 데에도 문제가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생활보호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빈곤 상태에 놓여 있는 사람들이 많은 겁니다.”
재일 코리안의 우선 수급을 뒷받침해주는 근거 따위는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다. 재일 코리안의 수급 비율이 높은 것은 특권이 아니라 빈곤 문제 때문인 것이다.
우선 수급 말고도 재특회가 특권이라고 부르짖는 것은 일본인들이 당연하게 누리고 있는 것들이다. 결국 그들은 특권을 용납할 수 없는 것이 아니라, 외국 국적의 주민이 일본인과 동등한 생활을 하고 있다는 것 자체를 용납하지 못하는 것이다. 재일 특권이란 재특회 자신들이 만들어낸 차별성을 합리화시키기 위해, 나중에 발견해낸 것에 지나지 않는다.
일본 넷우익의 모순
반한, 반매스컴, 반엘리트……. 인터넷에서 과격한 발언을 일삼는 데서 그치지 않고, 후지TV와 스폰서 기업에 대한 데모 활동을 전개하는 등, 현실 세계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해 가는 ‘넷우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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