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로 보는 인간과 로봇의 미래
오늘날 영화는 로봇 공학의 발전에 심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 어떤 매체보다도 문학적으로 상상된 이미지를 현실처럼 역동적이고 생생하게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인공지능이 탑재된 로봇과 관련하여 영화가 암시하고 있는 문제들에는 무엇이 있을까?
1. 윤리적인 로봇 가능할까?
윤리적 행위의 완성은 행위자 스스로의 숙고, 판단, 실천을 통해서 가능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진정한 의미에서의 윤리적 행위를 수행하는 로봇은 아직까지 출현하지 못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윤리적인 로봇을 만드는 일은 가능할까? 우리는 영화 속 인공지능 혹은 인공지능형 로봇을 살펴봄으로써 현실에서 윤리적 로봇을 구현하기 위한 실마리를 얻을 수 있다.
영화 <아이언맨>에 등장하는 인공지능 시스템 자비스는 주인인 토니의 감정을 고려해서 자율적으로 결론을 도출하고 행동한다. 이를테면 자비스는 토니가 아이언맨으로 활약할 때는 수트의 안정성에 집중하지만, 토니가 외로움을 느낄 때는 위로의 말을 건네는 식이다. 이러한 점에서 자비스는 약인공지능보다 강인공지능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자율성을 가졌음에도 자비스는 결코 주인인 토니의 명령에 저항하거나 거부하지 않는다. 자비스는 언제나 토니의 말에 복종하며 토니의 조력자로서 일할 뿐이다.
그런가 하면 영화 <로봇 앤 프랭크>에도 인공지능형 로봇이 등장한다. 영화의 주인공은 치매를 앓고 있는 70대 할아버지 프랭크이다. 프랭크의 치매 증상이 점점 심각해지자 그의 아들 헌터는 인공지능이 탑재된 도우미 로봇을 선물한다. 처음에는 로봇에 거부감을 보이던 프랭크는 점점 로봇에 동화되어 간다.
한편 과거 절도범이었던 프랭크는 점차로 희미해지는 기억 속에서도 한탕의 희열을 그리워한다. 그러던 중 그는 로봇이 자신보다 금고털이 실력이 뛰어나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에 프랭크는 로봇과 절도 계획을 세우고 비밀을 공유한다. 로봇이 할아버지의 돌봄이에서 절도 파트너가 된 셈이다.
두 영화에 등장하는 로봇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 그것은 자비스가 인류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전투에서 능력을 발휘함으로써 인류의 선 증진에 이바지한다는 점에서 윤리적은 로봇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반면, 프랭크의 로븟은 절도를 도움으로써 타인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비윤리적인 로봇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두 로봇에 관한 평가가 엇갈리게 된 것은 그것들이 처음부터 윤리적 혹은 비윤리적 특징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 아니다. 그보다는 그 둘을 사용하는 주인이 달랐기 때문이다. 즉 누가 어떤 의도와 목적을 가지고 인공지능 내지는 인공지능로봇을 만들고 또 활용하느냐에 따라서 그것은 윤리적인 로봇이 될 수도 있고, 반대로 비윤리적인 로봇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인공지능 기술을 개발하고 배포하는데 관련된 전문가들뿐만 아니라 그것을 사용하는 이용자들의 높은 윤리의식이 요구된다.
2. 인간과 로봇이 사랑에 빠질 수 있을까?
영화 <그녀>와 <조>는 인공지능 혹은 인공지능형 로봇이 ‘인간과 깊게 교감할 수 있는 존재가 될 수 있을 것인가’라는 의미심장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영화 <그녀>의 주인공 테오도르의 직업은 다른 사람의 편지를 대신 써주는 대필 작가이다. 그러나 정작 자신은 사랑과 관계 맺기에 서툴다. 아내와 별거하며 외롭고 공허한 삶을 살던 테오도르는 자신의 말에 귀를 기울여주는 비서 사만다와 점차 사랑에 빠지게 된다.
그런데 사만다는 사람이 아니다. 형체가 없는 컴퓨터 운영체제이다. 비록 사만다는 일정한 형체가 없는 컴퓨터 프로그램이지만, 테오도르와 사만다가 나누는 대화는 마치 사람과 사람이 나누는 대화 만큼이나 깊고 진지하다.
그러나 테오도르의 사랑은 예기치 못했던 사실로 인해 한계에 부딪치게 된다. 알고 보니 테오도르의 모든 이야기를 들어주고 공감해주었던 사만다의 하루 대화상대는 8,000여 명이었고, 사만다가 최근에 사귀게 된 사람은 무려 600여 명이었던 것이다.
오직 사만다 뿐인 일편단심 테오도르, 600여 명의 사람과 동시에 연애 중인 사만다. 이들의 사랑을 우리는 진정한 사랑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
한편 영화 <조>는 영화 <그녀>보다 더 발전된 시대의 인공지능형 로봇과 인간의 러브스토리를 그리고 있다. 영화의 남자 주인공 콜은 인공지능형 로봇을 만드는 개발자이다. 영화의 제목이기도 한 ‘조’는 콜이 만들어낸 인공지능형 로봇으로 여성의 외형을 가진 휴머노이드다. 이처럼 영화 <조>는 인간의 신체를 거의 흡사하게 구현해낼 수 있는 첨단 기술이 존재한다고 가정한 먼 미래를 배경으로 삼고 있다.
휴머노이드 조는 겉으로 보기에는 인간과 별 차이가 없다. 뿐만 아니라 조는 지극히 인간적인 내면까지 지니고 있다. 콜은 자신이 만든 로봇이지만 외견상 인간과 전혀 다를 바 없고 인간적 내면까지 지닌 조와 사랑에 빠진다.
그러나 둘 사이에도 마찬가지로 큰 위기가 찾아온다. 교통사고를 당한 조는 몸이 망가지게 되고, 조의 망가진 몸은 그녀가 진짜 인간이 아니라 인간을 모방한 기계일 뿐임을 콜에게 환기시킨다. 그 후 콜은 큰 혼란을 느끼게 된다.
영화 <그녀>와 <조>는 아직은 요원해 보이는 미래의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그러나 이 두 영화가 우리에게 던지는 물음, 즉 ‘로봇과 인간의 사랑이 가능한가?’는 우리가 간과해서는 안 되는 질문이다.
실제로 2016년 일본에서는 인간의 감정을 인식하는 휴머노이드 로봇 ‘페퍼’가 만들어지기도 했고, 계속해서 인간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감정적으로 교류할 수 있는 로봇을 개발해내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인공지능로봇이 감정을 가진다는 것 그리고 인간이 그러한 인공지능로봇과 교감하는 것을 그저 비현실적 일로 치부할 수 없다. 그렇다면 향후 인공지능과 로봇 공학이 비약적으로 발전한다면 인간과 아주 깊은 연애감정(사랑)을 나눌 수 있는 인공지능로봇의 등장에 대한 기대는 전혀 터무니없는 바람이 아닐 수 있다.
인공지능 윤리하다
인공지능(AI)은 우리 생활에 이미 친숙하게 다가와서 쓰이고 있다. 실생활에서 이미 쓰이는 인공지능에 대해서 우리가 알아야 할 부분은 AI 윤리이다. 인공지능은 ‘위임된 자율성’ 혹은 ‘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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